영화속으로

아이 엠 어 히어로

네오류이 2020. 12. 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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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어 히어로

 

제목 : 아이 엠 어 히어로

별점 : ★★★☆☆

 

 

* 줄거리 *

 

“인간을 물어뜯어라!”

일본 전역을 뒤덮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ZQN’

 도심 곳곳은 사람을 물어뜯는 감염자들로 인해 대혼란이 이어지고,

 우연히 살아남은 ‘히데오’와 몸의 반만 감염된 ‘히로미’는

 감염자들을 피해 가까스로 생존자들의 안식처에 다다르게 된다.

 하지만, 그 곳에서 예상치 못한 거대한 위협을 만나게 되는데…

 

 

* 한줄평 *

 

부산행이 훨씬 재미있다.

 

 

* 댓평 *

 

히로미 왜 암것도 안해 ㅋㅋㅋ 제일 쌔잖아

 

씨네21 이용철이 재미 없다고 했다. 아마 재미가 있는 영화일 것이다.

 

나만 마지막에 히로미가 해줄거라고 기대하고있었나?

 

자고로 좀비 영화는 역시 19 딱지를 붙이고 만들어야 본격적인 재미를 볼 수 있다.

 

부산행 좀비는 애교였다. 진짜 하드코어

 

 

<아이엠어히어로>를 보았다. 이 영화는 말하자면 입몽 후 환몽하지 않는 이야기 구조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꿈을 꾸는 사람은, 한때 촉망받는 ‘세계의 신인’이었지만 지금은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몽상가가 되어버린 남자인데 그는 아마도 일본을 상징한다. 그는 무위반, 무사고를 신념으로 살아 온 얌전하기만 한 일본인을 상징하는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차에 무능력하면서 입만 살아있는 일본의 정치가를 상징하는 정치인과 함께 탄 뒤, 그 둘을 죽이고 뒤집힌 세계로 걸어 나온다. 그는 일본인의 정신을 상징하는 후지산에서 바이러스를 치료하고자 하지만 결국 후지산엔 가지 못하고 ‘후지 로얄 아울렛’으로 가고 만다. 만약 그가 원래 계획대로 후지산을 향해 갔더라면 여러 낭패를 겪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욕망’은 눈을 멀게 한다. 사실 그게 거의 모든 좀비 영화의 핵심이다.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으면서도 후지 아울렛에서 비싼 가죽 잠바를 걸치는 모습이나 롤렉스 시계에 집착하는 장면은 우리들이 처한 위험의 근본을 잘 보여준다. 

    

 

좀비들이 죽기 직전 집착했던 욕망을 보여 주면서 캐릭터를 갖게 되는 것이 재미있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 좀비, 쇼핑에 집착하는 좀비, 섹스에 집착하는 좀비 등등. 현대 일본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좀비들은 사실 너무 직접적인 비유라, 그 맛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독특하고 참신하다. 그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좀비들의 끝판왕 높이뛰기 선수 좀비인데, 그 복장이 특이하다. 그는 현대 스포츠 선수의 모습이라기보다는 맨발에 흰 셔츠와 흰 반바지를 입은, 말하자면 좀 옛날의 운동선수.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기술과 과학은 서구와 비슷해졌으되 신체 조건만은 그렇지 못했던 메이지 시절의 운동 선수를 연상하게 하는데 메이지 시절의 운동 선수들보다는 신체 조건은 월등히 나아 보인다. 일본인 입장에선 아깝긴 할 것이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불굴의 도전 정신은 그대로 간직한 채 신체 조건은 서구의 선수들처럼 좋아진 선수가 있으되 이제는 좀비가 되어버린 것이다. 좀비 영화에서 좀비는 언제나 동시대의 안타까운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히데오는 영웅이면서 영웅이 아니다. 그는 이름만 영웅일 뿐 나약하고 무기력한 사람일 뿐이다. 그는 총을 가졌지만, 그 총이란 것도 전쟁용이라기보다는 스포츠 용품에 가깝고, 그것도 소심하고 무기력해서 위급한 상황에서조차 입으로만 쏴댈 뿐이다. 자 이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진짜 위기 상황에서 용기를 낸다. 아, 용기. 용기야 말로 일본인들에게 필요한 것이었던 것이다. 그는 가까스로 용기를 내서 스포츠용 총으로 일본인들 속에 내재된 온간 안타까운 것들을 표현하는 좀비들을 일거에 쏴 없애고 새로운 일본을 만들 히어로로 거듭난다. 그의 이름은 더 이상 히데오가 아니라 히어로가 된다.

 

 

근데 사실 이게 다 꿈이다. 그는 아직 그가 어시스트로 일하는 화실에서 잠들어 있는 중이다. 그는 그가 그리는 만화의 꿈을 꾸고 있다. 자조적으로, 만화만이, 일본인이 가진 힘일 뿐이니까. 아마 히데오가 깨어나면 ‘돈과 인기를 모두 가진 만화가(혹은 착취자)’에게 배경 작업은 다 끝났냐며 또 한 소리 들을 것이 뻔하다. 꿈속에서는 모두 히어로니까. 이 만화는, 아니 영화는, 일본인들에게는 좀비로 세상이 바뀌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꿈에서 깨어나는 장면을 집어넣지 않은 것이다. 어차피 꿈일 뿐이라면, 이대로 꿈꾸고 있는 것도 괜찮겠지, 생각하면서. 그 꿈속에서 일본은 여전히 피 끓는 히어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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